오늘 발표된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과 정원수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인가된 대학은 인가된 대학대로 작은 정원수에 반발하고 있으며, 탈락한 대학은 조직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고시낭인 발생을 억제하고 다양한 전공 출신의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출발한 로스쿨, 왜 표류하고 있는가?

모든 문제는 로스쿨 제도가 로스쿨을 정부가 ‘인가’하는 시스템이라는 데에 기인한다. 노무현 정부가 ‘큰 정부’는 아니지만, 그간 노무현 정부는 사회 곳곳에 정부의 손길을 대어 왔고, 일부 영역에서는 지나칠 정도의 간섭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작금의 로스쿨 사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인가를 하고 허가를 내 주어야먄 로스쿨을 만들 수 있고 그것도 정원마저 정부에게 규제받는 시스템에서 반발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상하다. 다들 로스쿨을 만들고, 많은 학생들을 유치하고 싶어할 테니까.

로스쿨 제도가 그 모습을 드러낼수록 증폭되어 온 의문점은 왜 로스쿨을 정부가 허가해야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학들이 학생을 모집해 법을 가르치겠다는데 왜 그것이 정부가 간섭할 영역에 속하는가? 그런 식으로라면 MBA(경영전문대학원)나 기타 대학원도 매번 이런 난리를 치르면서 인가하고 정원을 정해줄 것인가?

앞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이 사태의 해결법은 간단하다. 로스쿨을 자유설립제로 하고 그 정원도 자유롭게 조절하도록 해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원이 적어 불만인 대학은 정원을 늘릴 것이고, 인가받지 못해 불만인 대학은 로스쿨을 설립할 것이다. 그리고 로스쿨이 설립되면서부터 전국의 로스쿨간의 경쟁이 시작되어 대한민국 법학교육의 질이 제고될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다만 변호사 시험의 합격자 수를 조절하는 일 뿐이다.

이렇게 하면 고착화된 대학서열이 더욱 굳어진다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현행대로 해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로스쿨과 제주대 로스쿨이 있다면 어디를 가고 싶겠는가? 로스쿨을 각 대학에 설치하지 않고 정부가 직접 만든다면 모를까, 어떻게 하든 법조계에 굳어진 대학서열은 로스쿨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로스쿨을 하면 지역균형발전이 어렵지 않느냐, 하는 건 또 아니다. 지방의 중심지에 있는 국립대에 설립된 로스쿨을 정부가 후원하면 된다. 전액이나 반액 장학금, 혹은 공기업 입사 가산점 등을 내걸면 해당 로스쿨들은 수도권 로스쿨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은 현행 로스쿨 제도에서 노리는 지방 로스쿨 활성화와도 부합한다.

혹자는 ‘인재들이 지방 로스쿨에서 공부해서 지방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도록 유도하는 게 로스쿨 제도의 목적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변호사들이 지방에 가지 않는다면 지방보다는 서울이 더 매력적이라는 뜻이고, 설령 지방 로스쿨에서 변호사가 되더라도 모두가 서울로 올라갈 것임을 반증한다. 학생이 제주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해서 제주도에서만 통용되는 변호사 자격을 줄 수는 없지 않느냐는 말이다.

정부는 속히 로스쿨법 개정 등의 조치를 취하여 인가제를 폐지하고 정원도 자율화해야 한다. 그리하여야만 각계의 불만을 억누르고, 로스쿨간 경쟁을 활성화하여 보다 양질의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면 지방 로스쿨에 어느 정도의 후원은 해도 좋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쟁력 있는 대학을 제쳐두고 그보다 못한 대학을 지방균형발전이라는 명목하에 인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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